- 경찰 조사서 계속 횡설수설
- 평소 난동 신고 접수는 없어
- 프로파일러 투입 동기 조사 중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방화·살인을 저지른 안인득(42)에 이어 또 조현병 환자가 이웃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오전 조현병을 앓는 10대가 위층에 사는 할머니(75)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경남 창원시 한 아파트 복도를 취재진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24일 70대 노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A(18) 군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 군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창원시 한 아파트 6층 복도에서 자신의 집 위층에 사는 할머니(75)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아파트 5층에 사는 A 군은 이날 오전 8시께 집에서 흉기를 들고나와 6층 피해 할머니 집으로 간 뒤 대화를 시도하다가 할머니가 “가라”고 하자 현장을 떠났다. A 군은 이후 1시간여 동안 6층 승강기 옆에 숨어 있다가 할머니가 집 밖으로 나오자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할머니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사건 발생 6분 뒤 아파트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신의 집에 있던 A 군을 붙잡았다. 경찰은 A 군이 지난 2월까지 창원시 한 병원에서 조현병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A 군은 지난해 1월 대학병원에서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같은 해 하반기에도 한 차례 더 진료를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 군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7년 9월 학교를 자퇴했으며, 재학 시절 교실에서 고함을 치거나 이상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군의 정확한 정신과 치료와 처방 기록 등을 파악하고 있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중학교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자주 봤는데, 위층에 사는 할머니가 내 몸에 들어와 뼈를 깎는 고통이 느껴져 범행을 결심했다” 등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안인득의 사례와는 달리 최근 1년간 A 군과 관련해 112에 신고가 접수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 CCTV가 없어 이웃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 군을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