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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용수 사용도 포기…‘해수담수 허브도시’ 물거품 위기

해수담수 논의 원점으로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18-11-04 19:22:4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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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수 외 활용 방안은 없나

- t당 154원, 단가 낮은 공업용 생산때
- 시, 매일 2000만 원 적자 메워줘야
- 수소발전용 땐 설비 구축비만 19조
- 고농도 염분수 활용은 경제성 없어

# 식수 공급 사실상 불가능

- 2016년 주민투표 89%가 공급 반대
- 공론화 의제 돼도 찬성 가능성 낮아
- 시, ‘제2 담수화시설’ 확대 추진도
- 정부 예산 지원 받을 근거 사라져

오거돈 시장 체제에서도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기장 해수담수화시설 활용 방안에 대해 ‘식수(생활용수) 외 대안이 없다’고 잠정 결론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명하다. 해수담수화 수돗물의 생산 단가가 비싸고, 다른 대안은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결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수담수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이어서 식수 사용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부산시와 정부는 기장 해수담수 문제 해결을 제2 해수담수시설 사업의 선결 조건으로 보고 있어 ‘시가 성급하게 해수담수화 사업 확대 카드를 공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수 외 대안 정말로 없나

민선 7기 출범 이후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의 식수 사용 문제는 BRT와 함께 공론화 의제로 채택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오 시장은 취임 후 공론화 의제에서 해수담수 문제를 일단 제외하고 상수도사업본부에 “식수 사용 외 다른 용도를 찾으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는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우선 생산 단가가 비싼 것이 문제였다. 기장 해수담수의 생산 단가는 하루 생산량에 따라 다르다. 7400t 미만은 생산이 불가능하고, 7400t 생산 시 t당 단가는 2480원, 2만 t은 1849원, 3만 t은 1347원, 하루 최대 생산량인 4만5000t을 생산할 경우 단가는 1130원이다. 하지만 기존 일반 공업용수 단가는 t당 154원에 불과해 최저가를 기준으로 잡아도 단가는 7.5배나 비싸다. 시가 이를 보전해주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하루 2만 t을 공급하면 매일 1952만 원을 보전해주어야 한다. 여기에다 김치, 소주 등을 생산하는 식품업체의 경우 말 그대로 이를 ‘식수’로 사용해야 하는 데다 공장 근로자 음용 문제까지 겹치면서 난색을 표해 공업용수 공급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농업용수는 현재 거의 무료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에 본부는 담수를 활용한 수소 에너지 개발과 염수를 활용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했다. 수소 에너지의 경우 실제 상용화 사례도 없고, 생산설비 구축비만 18조9000억 원에 달해 검토가 중단됐다. 담수 추출 후 남는 고농도 염수의 염분 차를 활용한 전력 생산은 당장 270억 원의 시설비를 투입해야 하고, 실제 생산량도 가동 비용에 비해 턱없이 낮아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금 생산은 중국산보다 165%가 비싸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수 공급은 더 어려울 듯

대안을 찾지 못한 상수도사업본부는 조만간 이 같은 의견을 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오 시장이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판단을 내려 식수 공급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지만, 시 안팎에서는 ‘결국 공론화위원회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오 시장이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방안을 찾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공론화위원회 의제로 올리더라도 식수 사용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3월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가 기장읍 장안읍 일광면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는 총투표자의 89.3%인 1만4308명이 공급 반대를 밝혔다.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 식수 사용 반대 운동에 관여해왔던 김민정 부산시의원은 “큰 계기가 없는 한 식수 사용에 동의하는 주민은 여전히 거의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먹는물부산시민네트워크 이준경 정책위원장도 “방사능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현재 기술 상황에서 검출 되지 않은 것이지 아예 방사능 물질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시가 공론화 의제에 올리는 것은 민주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회 갈등을 다시 부추기는 무책임한 행정 편의주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해수담수 클러스터도 물 건너가나

더 큰 문제는 부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담수화 글로벌 허브도시 육성 사업 자체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시는 2016년 12월 예산 5억 원을 투입해 담수화 글로벌 허브도시 육성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을 시행했다. 지난해 12월 발간된 보고서를 보면 이 사업은 강서구 가덕도 대항항과 낙동강 기수 지역에 각각 하루 30만t과 10만t을 생산하는 ‘제2 해수담수화 시설’을 지어 이를 강서·사하·중·서·영도구 일대에 공급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또 혁신연구센터, 실증화 시설, 담수화기술사업화 지원센터 등도 조성해 고용창출까지 노리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예산은 모두 1조30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일환으로 시는 최근까지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 시공·운영사인 두산중공업에 부산으로 연구센터를 이전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장 해수담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담수화 허브도시 사업 역시 근간이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부산시 기후환경국 관계자는 “하루 4만t의 담수도 용처가 없어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40만 t의 담수를 생산하겠다고 나설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도 “정부도 해수담수화의 ‘해’ 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인데 어떻게 시가 1조 원이 넘는 신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결국은 무산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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