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산시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인사가 부산항신항 북컨테이너터미널 배후부지 10만여 ㎡를 수백억 원대 차익을 남기고 되판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관계 공무원과 민간업자 사이에 수상한 거래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16일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2016년 4월 부산항신항배후부지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일대 토지(10만7000여 ㎡)의 소유권이 민간회사인 B사에 이전됐다. 2013년 8월 도시공사와 B사 간에 계약을 체결한 지 약 3년 만이다. 해당 토지는 전시컨벤션 시설의 용도로 계획된 특별계획구역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17개 필지로 쪼개져 이중 13개 필지가 민간에 다시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B사는 도시공사로부터 전체 대지를 638억 원에 사들였고, 이중 13개 필지를 834억 원에 되팔았다. B사는 196억 원의 차익을 챙긴 셈이다. 이 땅은 본래 컨벤션 등 전시 공간을 만들려고 했던 용지였다. 하지만 특별계획구역이라는 이름 아래 17.4%만 전시용지로 남기고 나머지는 물류와 업무용지 등으로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했다. 이렇게 되면서 땅값이 급등했다. B사가 이렇게 용도를 변경하게 된 것은 도시계획 권한을 가진 경남 창원시가 B사의 개발계획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원래 특별계획구역은 부산항의 오페라하우스처럼 창의적 설계를 하기 위해 세부용도를 정하지 않는다. 즉 사업 초기 세계적인 수준의 전시컨벤션시설을 설계하려고 용도를 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창원시와 B사는 특별계획구역의 경우 매수자가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애초 조성 목적과 달리 대폭 용도를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창원시는 2개 필지를 B사로부터 기부채납을 받았다.

부산시는 전시컨벤션시설 같은 공공시설을 민간이 추진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부산시 감사관실은 전시 공간이 조성돼야 할 땅이 민간 회사에 팔린 점을 문제 삼아 도시공사 직원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도시공사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애초 495억 원이던 땅값을 2016년 다시 감정해 143억 원을 더 받았다. B사는 이 과정에서 반발, 소송을 제기해 현재 변론이 진행 중이다.

B사 대표직을 맡은 K 씨는 허남식 시장 시절 부산시 정무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검찰은 K 씨가 부산항신항 배후부지를  취득하고 되파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고 내사를 진행해왔다. 고위공무원과의 결탁 등에 대해서 내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 씨는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막대한 금융 및 도로개설 비용을 포함하면 실제 이익은 40억 원가량이다. 이는 6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5년간 벌어들인 금액”이라며 “오히려 인건비 등 경상경비를 감당하느라 부채를 져 나머지 필지가 팔리지 않으면 회사가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