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착 의혹 지청장은 증거 부족
- 서울고검, 둘만 재판 넘기기로
검찰이 공직·법조계 로비 의혹을 받은 최인호(57·사법연수원 25기) 변호사 등 사건 관계자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현직 검사 2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고검 수사팀은 18일 부산지검 서부지청 추모(36) 검사, 춘천지검 최모(46) 검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공무상 기밀누설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추 검사는 서울서부지검에 근무하던 2014년 과거 직속 상관이던 김모 지청장으로부터 ‘최인호 변호사를 잘 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최 변호사에게 연예기획사 대표 조모(40) 씨의 구치소 접견 녹음파일 등 수사자료를 넘긴 혐의를 받는다. 최 변호사는 당시 조 대표와 동업하다 갈등이 생기자 조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조 씨를 구속 수사한 후 기소했다. 추 검사는 조 씨 사건의 공판 담당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최 변호사와 유착 의혹이 있는 김 지청장은 기소하지 않았다. 돈이나 향응을 받았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소인의 사정을 잘 헤아려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기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다만 김 지청장의 행동이 부적절한 것으로 보고 감찰 조사 결과를 대검찰청에 보고했다.
최 검사는 2016년 서울남부지검에서 최 변호사가 연루된 의혹을 받은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건 관련자인 브로커 조모 씨에게 투자자 인적 사항, 금융거래 현황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최 검사는 조 씨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홈캐스트에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31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자 압수수색을 한 후 유출된 수사 자료를 확보하고 폐기한 혐의도 받는다.
최 변호사는 대구 K-2 공군 비행장 소음피해 집단 소송을 대리해 승소한 변호사다. 그러나 조 대표가 검찰에 최 변호사의 승소금 횡령 탈세 의혹을 제보하면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최 변호사가 불구속 수사를 받고 탈세 혐의는 빠진 채 기소되자 조 대표는 최 변호사가 정·관계 로비를 벌여 위기를 모면했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1심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서울고검 수사팀은 “최 변호사의 금품 로비와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는 서울고검에서 계속 진행하는 게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어 대검찰청에 이관했다”고 밝혔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