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부산광역시교육청·국제신문 공동기획

상우(가명·13)는 세상에 자신만 버려졌다는 생각에 갇혀있다. 엄마는 6년 전 상우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다음 날 집을 나갔다. 3개월 뒤 아빠와 정식으로 이혼했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자꾸 보채자 할머니는 엄마가 두고 간 편지를 보여줬다. "자식은 필요 없다. 두고 간다"는 내용이었다. 상우는 3학년이 되던 해 엄마가 새 가정을 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빠도 엄마와 이혼한 뒤로 연락이 끊겼다. 지난해 8월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에서 잠시 얼굴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아빠는 지난해 가을 세상을 떠났다. 상우는 '애착장애' 진단을 받았다. 사회성 결여와 인지능력 결함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동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정신장애다. 정서불안 때문에 학교 친구들도 상우를 피했다.

상우는 마음뿐 아니라 몸도 아프다. 태어날 때부터 탈장 증세를 겪었다. 부모가 방치하면서 아직도 제대로 된 수술을 받지 못했다. 걷는 것이 불편해 뒤뚱거리는 습관이 생겼고 골반이 뒤틀렸다.

지금은 일정한 수입이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다. 할아버지는 시각장애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한다. 할머니는 양팔이 부러진 뒤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해온 청소일을 그만뒀다. 엄마가 집을 나가기 전 많은 사채 빚을 떠넘기고 갔고 할머니가 이를 모두 갚은 탓에 더는 집에 여유 자금도 없다. 세 명의 가족은 기초수급비와 조부모의 기초연금 등 월 70만 원의 생활비로 근근히 버틴다.

다행히 상우는 최근 정신전문기관의 심리상담과 치료를 통해 서서히 자신감을 찾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다. 오는 3월 중학교에 입학하면 교육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담당 사회복지사는 "4학년 때까지 한글도 제대로 못 읽었던 상우가 심리치료 덕분에 학업성적이 많이 올랐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성격도 훨씬 활발해졌다"며 "1회 5만 원 하는 심리치료비를 30회라도 더 받을 수 있도록 150만 원 정도를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렇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본지 지난해 11월 30일 자에 소개된 민우가 정서적 안정을 되찾길 바라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심리·정서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문의 (051)505-3117~8 후원계좌=국민은행 6585 9011 003764 예금주 어린이재단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