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전 수석 영향력 행사 의심
- 고급 차량·운전기사도 지원

- 시행사 대표, 현 전 수석 소개로
- 이영복에 거액 빌려준 당사자

부산 해운대 초고층 빌딩 '엘시티' 비리 의혹에 연루돼 구속된 현기환(57·사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문현금융단지 2단계 개발 시행사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엘시티 사업을 주도한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을 둘러싼 비리 사건이 '현기환 게이트'로 옮겨가고 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임관혁 부장검사)가 현 전 수석이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2단계 사업 시행사 대표로부터 1억 원가량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구속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시행사 대표는 현 전 수석과 이 회장이 50억 원대의 금전 거래를 하는 과정에 등장하는 S사 대표 S(57) 씨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S 씨 등으로부터 고급 리스 차량과 운전기사를 지원받은 혐의도 현 전 수석의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또 문현금융단지 개발을 추진한 부산도시공사로부터 일체의 서류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문현금융단지 2단계 사업은 토지 조성 공사가 마무리된 2011년부터 4년간 표류했다. 시행사가 자금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새로운 시행사로 선정된 S사가 지난해 금융권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성공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당시 IBK투자증권을 간사로 하는 대주단이 2540억 원의 PF 약정을 체결했다. 대림산업과 유림 E&C는 공동 시공사로 참여했다. 지난해 7월 S사는 이전 시행사에 토지대금 400억 원가량을 완납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나섰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PF 약정과 대림건설의 시공 참여에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현 전 수석은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IBK 기업은행장의 차기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다. IBK투자증권 측은 "PF는 철저한 사업성 분석을 통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아무 문제 없이 추진됐다.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 전 수석은 이 회장에게 S 씨를 소개한 당사자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자금난이 심하던 2013~2014년 S 씨 등으로부터 50억 원대의 거금을 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또 현 전 수석에게 빚을 대신 갚으라며 수표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문제의 수표를 지난 8월께 사용하려던 흔적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