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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최근 급증하면서 이들의 의료 관련 소비 규모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사진은 부산경제진흥원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마련한 크루즈 승객 대상 홍보부스 모습. 경진원 제공 |
- 객단가·재방문율 높은 고부가
- 市·경진원, 해외서 모객 행사
- 양질의 진료·사후관리 집중을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의료 관련 소비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1~8월 외국인이 부산에서 의료 분야에 쓴 돈만 700억 원을 넘어섰다. 의료관광은 객단가가 일반 관광보다 높은 데다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지 않고 주기적인 재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 관광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다.
14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8월 부산 외국인 관광객의 의료·웰니스 소비액은 920억7524만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간편결제 금액을 합산한 수치로, 전체 관광 소비액에서 10.5%를 차지한다. 이 중 의료분야 소비액은 약 722억7900만 원으로 추산된다. 신용카드 기준 의료 소비액 비중( 78.2%)을 전체 의료·웰니스 소비액에 적용한 수치다.
이 같은 성장세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1~8월 의료·웰니스 소비액은 501억8917만 원으로, 의료 분야 소비액은 약 321억2107만 원으로 추산된다. 1년 만에 의료관광 소비 규모가 2.2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특히 최근 월별 소비액이 100억 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부산의 외국인 의료관광 소비액은 1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외국인 환자 증가세도 의료관광 소비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7만5879명으로 전년보다 151.5%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피부과 환자가 5만2798명으로 전체의 67%를 차지할 정도로 피부·미용 분야 수요가 컸다. 다만 최근에는 환자 수 증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액에서도 의료관광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이목을 끈다.
이 같은 성장세의 밑바탕에는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규모 자체가 대폭 커진 데다 의료관광에 대한 높은 관심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364만 명으로 전년보다 24.4% 증가했다. 늘어난 관광 수요가 숙박·쇼핑 등에 이어 의료 분야로까지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피부과를 중심으로 한 K-뷰티 열풍이 의료관광 확대에 기폭제가 됐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환자 가운데 피부과 진료가 6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의 피부 관리와 미용에 대한 관심이 K-콘텐츠를 통해 높아진 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의료서비스 수준에 비해 진료비 부담이 낮다는 점이 외국인의 발길을 이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의료관광은 높은 객단가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재방문을 이끈다. 그레이스피부과(해운대) 김태훈 원장은 “2023년 외국인 환자 유치기관으로 등록한 뒤 외국인 환자가 그해 1명에서 올해 357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40명이 재방문했다”며 “미용뿐만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 찾는 경우도 많다. 대만 환자가 많이 늘었고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찾아온다. 치료 목적으로 방문한 스위스 환자는 벌써 세 번이나 우리 병원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현재피부과(부산진구) 관계자도 “일본인 고객이 많은 편인데, 피부과 특성상 의료 수준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계속 같은 병원을 찾는다”며 “6개월에 한 번씩 찾아오는 고객도 있다”고 귀띔했다.
의료관광이 급성장하면서 외국인환자 유치사업에 나서는 기관도 증가한다. 지난 8월 기준 부산시에 등록된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은 346개소, 유치사업자는 154개소로 총 500개소에 달한다. 2021년 212개소에서 매년 40~60개씩 늘다가 지난해 122개소가 새롭게 등록하면서 446개소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54개소가 추가 등록했다.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경진원)도 이에 발맞춰 외국인환자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 현지 설명회, 외국인환자 유치 비즈니스 페어 등을 통해 해외 송출업체와 지역 의료기관을 연결하고, 중증·고난도 진료가 필요한 환자 유치 기반을 넓히는 방식이다. 경진원 관계자는 “피부·미용 분야뿐만 아니라 치료 목적의 환자까지 부산을 찾을 수 있도록 해외 의료기관과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지역 의료기관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다만 양적 확대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이른바 ‘공장형 병원’ 진료에 실망한 외국인이 부산을 찾는 사례도 있다. 부산은 환자 수보다 진료의 질과 사후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의료관광 중개업자에 대한 전문 교육과 통역 인력 확충 등도 과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