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선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한국해운조합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비과세 확대를 통해 궁극적으로 선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초점을 맞춘다.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내항선원 처우 개선 요구 기자회견’에서 이채익 한국해운조합 이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조합 제공

조합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이 이 사안에 관해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행사는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경북 구미시을)의 인사말, 이채익 조합 이사장의 회견문 발표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동일 임금, 다른 세금’이라는 제목의 회견문에는 외항선원과 내항선원 간의 불평등한 과세 현실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내항선원이 월 20만 원의 승선 수당만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에 비해 외항선원에게는 월 500만 원이 적용되는 현 제도의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또 같은 바다 위에서 일하면서 25배의 세금 차별을 감내하는 것은 부당한 역차별이라는 점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이와 함께 참석자들은 여야가 모두 약속한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채익 이사장은 “선원은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 특별한 직군”이라고 언급한 뒤 “바다에서 일하는 이들은 폭풍·해난 등 예측 불가능한 위험 속에서 장시간 고립된 공동체 생활을 해야 하므로 근무 환경이 일반 육상 근로자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지 않은 채 세제 형평 논리로 비교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선원의 비과세 범위가 확대되면 다른 업종 근로자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내항해운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전국 480여 개 유인도 주민의 이동권을 지키며 국가 비상사태 때 전략물자를 수송하는 국가안보의 최후 보루”라며 “내항선원의 비과세 확대는 국가 지속을 위한 필수 투자”라고 말했다.

조합이 내항선원의 근무 환경 개선을 줄곧 주장하는 것은 현재 상황이 아주 열악하기 때문이다. 관련 통계를 보면 내항선원의 60%는 60세 이상 고령 인력이다. 또 전체 선박 중 노후선 비율은 86%에 이른다. 이런 데다 비과세 혜택마저 외항선원과의 차이가 나자 젊은 층의 유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조합은 이른 시일 내에 이 같은 현상이 바뀌지 않으면 내항해운이 극심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