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승률 38%…G20 중 1위
- 李 오늘 ‘대주주 양도세’ 밝힐 듯
- 美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반영
- 외국인·기관 2조 원 이상 순매수

코스피가 마침내 박스권을 탈출해 10일 장중·종가 기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했던 ‘코스피 5000 시대’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에 장을 마쳤다. 종전 종가 기준 최고치였던 2021년 7월 6일 3305.21을 약 4년 2개월 만에 훌쩍 넘어선 것이다.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2727조 원을 기록, 2021년 7월 6일 대비 410조 원이 증가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에도 3317.77까지 오르면서 장중 기준 최고치였던 2021년 6월 25일 3316.08을 넘어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이날 1조3780억 원을, 기관은 9042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조2557억 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38%로, G20 국가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러시아(24% 상승), 3위 이탈리아(23%) 보다 상승폭이 훨씬 크다. 코스피 상승은 최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재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예정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 강화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특히 증시 상승을 주도하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다시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8월 비농업고용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등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해지자 최근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돼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3% 오른 4만5711.34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0.27% 상승한 6512.6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37% 오른 2만1879.48을 기록했다.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1983년 1월 4일 발표된 코스피는 1989년 3월 저유가·저금리·저환율 등 이른바 ‘3저 호황’에 힘입어 최초로 1000선을 뚫었다. 이후 적립식 펀드 열풍과 중국 경제 급성장에 힘입어 2007년 7월 2000대로 올라섰고, 2021년 1월에는 ‘동학개미 운동’과 세계 각국의 ‘제로 금리’ 정책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2021년 1월 3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5000 시대’가 아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면서도 정부의 정책 지속과 기업 혁신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은 현실성 없는 전망은 아니다. 산술적으로 3300포인트에 안착한 이후 연 9%씩 상승하면 5년 후 5000포인트 달성이 가능하다”며 “문제는 코스피가 지금껏 우상향하기보다는 레벨업 이후 정체되던 지수였으며, 대내외 정황은 한국의 경제성장에 불리하다는 데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혁신과 정책 지속을 통한 증시 우상향 전환 가능성에 희망을 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