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예금보험공사가 파산저축은행에 지원한 공적자금 27조291억 원 중 12조5415억 원이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은 예보로부터 제출받은 ‘파산저축은행별 자금지원 및 회수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처럼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2011~2015년 예보가 파산한 저축은행 30곳에 공적자금으로 지원한 금액은 27조291억 원으로, 올해 6월 말 기준 회수액은 13조5215억 원이다. 13조5076억 원이 미회수 금액인데, 그중 회수 가능액은 9661억 원에 불과했다. 12조541억 원이 회수 불가능하다고 예보가 판단한 것이다.

미회수액 중 회수 가능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2012년 파산한 보해저축은행이다. 당시 보해 저축은행에 8549억 원이 투입됐으나 1007억 원(11.8%)만 회수됐다. 7542억 원의 미회수액 중 회수 가능한 금액은 0.95%인 72억 원에 불과하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산시민운동단체 연대가 가진 국정조사 특위 요구 집회. 국제신문DB.

박재호 의원실 자료

저축은행 사태 당시 공적자금을 3조1582억 원이나 지원받은 부산저축은행의 회수 가능 비율도 1.7%로 저조했다. 예보는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지원액의 22.8%인 7195억 원을 회수해 2조4388억 원이 미회수액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중 1.7%인 423억 원만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당시 1조8545억 원을 지원받았던 부산2저축은행도 20.6%인 3818억 원만 회수됐는데, 1조4727억 원의 미회수액 중 1.3%인 190억 원만 회수 가능한 금액으로 추산됐다. 이외에도 에이스저축은행, 한주저축은행 등도 회수 가능 비율이 1~3%에 그쳤다.

예보는 미회수금액에 대해 ‘파산재단 자산평가 기준’에 따라 파산재단의 대출채권, 부동산 등 자산을 평가해 반기별로 회수 예상액을 산정하고 있다. 남아있는 부실자산에서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만큼, 손실 발생은 불가피하고 실질적으로 12조5415억 원은 회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파산 사태 때 무려 27조 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는데 첫 사태로부터 10년이 지난 현 시점에도 절반은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2026년까지 돌려받아야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수 가능한 자산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만큼, 예보는 신속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여 회수율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