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벤츠가 각각 주도했던 국내 국산차 수입차 판매 시장에 지각변동이 왔다. 기아차가 지난달 처음으로 현대차의 등록 대수를 넘어섰고, BMW도 메르세데스-벤츠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2015년 이후 7년 만에 수입차 왕좌 자리를 노리고 있다.

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현황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3만7371대의 승용차 등록 대수를 기록하며 국산 브랜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승용차 등록 대수는 2만6613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등록대수(9380대)를 포함해도 3만5993대로 기아에 뒤진다.

1~8월 누적 등록 대수는 기아가 31만5237대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34만8080대)에 뒤지지만, 지난달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는 눈여겨볼 만한 점이 있다.

기아는 지난달 승용차 등록대수 1위를 차지한 쏘렌토, 인기가 늘고 있는 카니발 등 레저용 차량(RV)을 주력으로 내세워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 프레스데이가 열린 지난 7월 14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기아자동차가 ‘EV9’ SUV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국내 시장 3위 경쟁도 치열하다. 그간 국산 승용차 3위는 외국계 완성차 3사 중 한국GM과 르노코리아차가 번갈아 가며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만년 5위’였던 쌍용차가 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의 인기에 힘입어 이 두 업체를 추월했다. KG그룹으로 인수된 쌍용차는 지난달 등록대수 6375대를 기록하며 3위로 뛰어올랐고, 1∼8월 누적 등록대수도 4만287대로 르노코리아차(3만4천685대), 쉐보레(2만5천27대)를 앞서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선 BMW가 지난달 무려 7305대를 신규 등록시키며 5943대에 그친 벤츠를 크게 앞섰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등록 대수를 보더라도 벤츠 5만627대·BMW 5만349대로, 두 브랜드의 차이가 3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이에 BMW가 7년 만에 수입차 판매량 1위 기록을 세우지 않겠냐는 기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