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근처에 사는 야생 동물이 가장 희생을 많이 당하는 시기는 5~6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가 좋은 이 때 동물들의 활동량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일어난 고속도로 동물 찻길사고는 7476건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5월(1768건)과 6월(1287건)이 3055건으로 전체(7476건)의 41%를 차지했다. 희생동물의 숫자가 1000건을 넘은 달은 5, 6월 뿐이었다. 연도별로는 2017년 1884건, 2018년 1629건, 2019년 1561건, 2020년 1287건, 2021년 1115건으로 파악됐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0시~오전 8시 4382건, 오전 8시~오후 23시 3094건이었다.

동물 찻길사고를 당한 야생동물은 고라니가 6416건(86%)으로 가장 많았다. 맷돼지는 479건, 너구리는 326건, 오소리는 111건, 삵은 30건, 멧토끼는 24건, 족제비는 20건 등이었다. 포식동물 부재로 인한 개체수 증가와 고속도로와 인접한 낮은 야산을 주요 서식지로 한다는 점이 너구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선별로는 중부고속도로에서 1029마리가 희생됐다. 중앙고속도로에서는 996건, 경부고속도로에서는 749건,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서는 62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에서 차량에 죽임을 당한 야생동물 사체. 국제신문DB

한국도로공사는 2001년부터 야생동물 침입방지 유도울타리를 설치하고 있으며 고속도로 건설 사업으로 인해 단절된 야생동물 서식지 연결을 위해 생태통로도 조성 중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유도 울타리는 2679㎞, 생태통로는 140개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동물찻길사고 건수는 2015년 2545건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2021년은 1115건을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운행 중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경우 운전대 및 정지 장치의 급조작을 삼가는 한편 경적을 울려줄 것을 운전자에게 당부했다. 특히 야간 상향등은 동물의 시력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고가 일어났다면 한국도로공사 (1588-2504)로 신고하면 신속한 수습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