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레미콘 기사들의 총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의 한 레미콘 업체 주차장에 레미콘 차량이 주차돼 있다. 국제신문 DB

12일 부산경남레미콘산업발전협의회협의회)와 전국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9일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 협상을 진행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애초 노조는 회당 5만 원의 운송료를 6만3000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고, 협의회는 임금 14%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후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고려해 임금 인상안을 어느 정도 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노조 지원 부분에서 생각이 달라 협상이 원활하지 못하다. 노조는 노조원에 대한 격려금 등을 지급해주길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노사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2년 전에도 노사 협상 지연으로 2주간 레미콘 기사들이 파업을 진행해 지역 공사 현장 8000여 곳이 타격을 입었다. 건설업계는 비상 상태다. 레미콘 작업이 필요한 대형 주택 건설 현장마다 공기 지연 등을 걱정하고 있다. 지역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여름철 장마가 오기 전에 주요 기반 공사를 끝내야 하는데 레미콘 수급 차질로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원자잿값 인상으로 부담이 큰데 레미콘 사태까지 겹쳐 어려움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 관계자 역시 “레미콘 공사를 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건설사들이 잇따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는 이날 건설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현황을 점검했다. 시 건설행정과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체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돼 동향을 파악하며 필요할 경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