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국제신문DB

정부가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보다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과세표준을 산출한다. 이 때문에 해당 비율이 내려가면 세금 부담도 함께 완화된다.

1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윤 대통령의 공약인 ‘95%’보다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을 말한다. 2019년 85%에서 2020년 90%, 2021년 95% 등으로 꾸준히 인상돼 왔고 올해 100%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정시장가액비율을 2021년 수준인 95%로 동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상향 조정하는 것은 종부세 납세자에 대한 과도한 세 부담을 야기하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5%보다 더 낮춘다면 2020년 수준인 90%, 2019년 수준인 85% 등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100% 범위에서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다.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개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범위와 재산세 관련 조정 등 추가 논의를 거쳐 시기와 인하 폭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만일 올해 인하가 이뤄질 경우 8월 말 전에는 관련 제도가 정비돼야 오는 11월 종부세 고지서 발송 시기에 맞출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추가 인하 검토는 공시가격 급등과 세율 인상 등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종부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올해 종부세를 매길 때 올해가 아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라가면 공시가를 동결하더라도 종부세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