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重 등과 공동 연구개발 쾌거
- 상용화 앞당기는 마중물 될 듯

한국 대형 컨테이너선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디젤이 아닌 친환경 대체 연료 ‘바이오중유’를 채우고 태평양을 건넜다. 국내 첫 성공 사례로 선박에 친환경 대체 연료를 상용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친환경 대체 연료 ‘바이오중유’ 선박 실증을 마친 ‘HMM 드림호’. HMM 제공

HMM은 지난 1일 부산항에서 출발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드림호’에 국내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친환경 대체 연료 바이오중유를 넣고 디젤 발전기를 돌려 파나마 운하까지 10일간 성공적으로 운항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선박 실증은 바이오중유를 선박에 적용한 첫 사례다. 바이오중유는 동·식물성 기름, 바이오디젤 공정 부산물 등을 원료로 만들어진 중유를 대체할 무탄소 배출 연료다. 현재 국내에서는 연간 약 200만ｔ을 생산할 수 있다.

그동안 해운업계는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것을 꺼려했다. 완전하게 검증되지 않은 연료로 배를 바다에 띄우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HMM이 바이오중유도 충분히 대형 컨테이너선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증명해, 이를 사용하는 선사도 점차 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증 성공은 HMM은 물론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한국선급이 함께 이룬 성과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선박에서 내뿜는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취지로 ‘친환경 연료 바이오중유 사용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는 시험용 바이오중유 공급과 성분분석,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은 시험용 엔진 제공 및 시험 설비 구축 등 육상 테스트, 한국선급은 육·해상 테스트에서 도출되는 데이터 평가를 담당했다. HMM은 연구 활동의 마지막 단계인 선박 실증 운항을 맡았다.

HMM 관계자는 “그동안 전담 연구개발팀을 만들어 온실가스 감축 전략 수립을 준비했다. 글로벌 선사 중 두 번째로 ‘2050년 탄소중립’ 중장기 목표를 선언해 최고경영층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 의지 및 계획을 표명하기도 했다”며 “이번 바이오중유 선박 실증 성공은 향후 선박용 바이오중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해운업계는 친환경 연료를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을 맞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과 대비해 50%까지 줄일 것을 규정했다.

여기에 더해 유럽연합(EU)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해운 분야를 포함하는 제도와 친환경 연료의 의무 사용을 규정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