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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와 배우는 금융상식 <4>돌고 도는 돈 이야기

  • 강태훈 한국거래소 증권·파생상품연구센터 연구위원
  •  |   입력 : 2021-07-24 12: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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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서는 ‘벼락거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다 보니 가만히 넋 놓고 있으면 남들보다 뒤쳐질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예전에는 한푼 한푼 모아 저축하는 것이 미덕이 되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정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기에 내 자산을 지키고 키우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거래소와 배우는 금융상식-돌고 도는 돈 이야기
 과거 ‘97년 외환위기, ‘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이 우리 경제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다른 한쪽에서는 기회를 찾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부터 시작된 팬데믹 상황도 두 가지 점에서 이전 어느 때 보다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확대시키고 있다.

 첫째는 돈의 양이다. 각국은 코로나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고자 천문학적인 돈을 풀고 있다. 이렇게 많은 돈이 풀리자 거의 모든 국가에서 부동산이나 주식, 비트코인과 같은 투자자산의 가격이 요동치는 ‘에브리싱 랠리 마켓(Everything Rally market)’이 생겨나고 있다.

 둘째는 돈의 방향이다. ‘동학개미운동’ ‘보복소비’ ‘홈짐’ ‘슬세권’ 등의 신조어는 코로나 이후 돈이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현상을 반영한다. 본인의 지인 중에는 맥주나 와인 같은 주류를 수입하여 납품하는 분이 있다. 그 분은 코로나 사태 초기에 시장의 흐름을 읽고 주력 상품을 맥주에서 와인으로 변경했는데 예상이 적중하였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모임이 제한되자 ‘홈술’문화가 생겨났고 맥주는 크게 감소한 대신 와인의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경제가 건강하고 활력이 있으려면 돈은 실물시장과 금융시장을 넘나들며 순환되어야 한다. 흔히 교과서에서 배우는 돈의 흐름이라고 하면 돈은 금융시장에서 기업을 거쳐 실물시장으로 흘러 간 후, 다시 실물시장에서 기업을 통해 금융시장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서 돈은 임금, 대금, 이자, 배당, 세금 등의 형태로 기업과 실물시장,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다양한 사람에게로 배분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시중에 풀린 돈이 기업을 통한 생산적인 활동으로만 순환되지는 않는다. 일부는 금융시장 안에서만 돌거나 금융시장에서 바로 부동산과 같은 투자자산으로 흘러갈 수 있다. 또한 정부와 중앙은행이 공급한 돈이 교과서 적인 순환과정을 거쳐 고용과 소비가 증대되는 효과를 얻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돈이 기업을 통하지 않고 바로 실물시장이나 금융시장의 투자자산으로 흘러가서 자산가격을 증가시키는 속도는 훨씬 빠르다. 작년부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괴리되는 현상이 자주 언급되고 자산가격의 버블논쟁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시기에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자 너나 할 것 없이 빚을 내서라도 투자한다. 그리고 자영업자나 영세기업들은 실물경기의 불황 속에서 빚에 의지해서라도 생존하고자 발버둥 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가계, 정부, 기업들의 빚도 늘어날 수밖에 없으므로,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고자 금리를 올려야 될지 말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는 향후 돈의 양과 방향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며, 최근 언론에서 금리인상이나 테이퍼링 같은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인플레이션과 금리의 향후 추이를 나의 자산관리에 잘 반영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며, 여기서는 기본적인 몇 가지만을 당부하고자 한다.

 먼저는 인플레이션이나 금리와 관련된 기사나 뉴스 등을 자세히 읽고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도 실제 그러한지를 곱씹어 보면서 나름의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금리의 조기인상과 관련된 전문가들의 예측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므로, 어렵더라도 공식 통계자료 등을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물가와 자금순환, 기준금리 추이 등에 관한 다양한 통계정보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사록, 기자간담회 자료 등을 찾아서 읽어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시기의 적절한 투자방법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단순히 남이 하는 말을 따라 하기보다는 과거 인플레이션 시기에 자원개발이나 금광산, 원자재와 관련된 주식이 실제로 성과가 좋았는지, 원가 상승을 판매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기업이 있는지를 직접 살펴봐야 한다. 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금시장이나 원자재, 금, 인플레이션국채 등과 관련된 ETF와 ETN이 인플레이션 시기에 관심을 가져 볼만한 상품인지도 찾아서 공부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의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주식, ETF, 채권, 선물 등과 관련된 각종 시장통계와 기업공시정보 등을 참고할 수 있다.

   
강태훈 한국거래소 증권·파생상품연구센터 연구위원
 마지막으로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남의 말을 듣고 단순히 따라하면 늘 돈의 흐름을 쫒아가는 자가 될 수밖에 없다. 돈이 몰리는 곳을 미리 알고 길목을 지키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자료와 정보를 찾아 공부하고 깊이 생각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하루하루를 노력해 가는 것이 최선이다.강태훈 한국거래소 증권·파생상품연구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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