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회 노조 등, “코로나19로 침체된 말 산업 살리기 위한 유일한 대안”
- 농식품부, “우리 사회의 공감대 형성 등이 선행돼야만 제도 도입 가능”

정부와 말 산업계 간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둘러싼 공방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날로 침체되는 말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민이 온라인을 통해서도 경마를 즐기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민 공감대가 우선 형성돼야 하는 등 온라인 마권 발매에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3일 ‘부경 경마발전위원회’는 ‘절규하는 말 산업 관계자와 생산 농가들의 신음소리를 외면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온라인 마권 발매 법안의 신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1년 6개 월의 시간을 어렵게 버티어온 우리에게 온라인 마권 발매는 너무 절실한 현실”이라며 “농식품부는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해 국회 통과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에는 부산경남 마주협회·부산경남 조교사협회·부산경남 호스클럽·부산경남 기수협회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 부산경남말관리사 노동조합 등 6곳이 가입해 있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도 지난 7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시위는 오는 21일까지 계속 된다. 노조 측은 “우리나라 말산업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온라인 마권 발매가 유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온라인 마권은 “경마 건전성 강화·불법 경마 폐해 차단·장외발매소 갈등 해소 등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며 국회와 정부가 관련 법안을 빨리 처리해달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특히 경마와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경륜과 경정의 경우 지난 5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온라인 발매 법률안이 통과됐으며 8월 1일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온라인 마권 발매 법안은 지난 6월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농식품부의 부정적 의견 제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말 산업계는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관련업종이 괴멸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언급한다. 마사회 노조 자료를 보면 코로나19에 따른 경마 중단으로 지난해 마사회 매출은 전년(7조3890억 원)보다 6조3000억 원이 줄어든 1조890억 원으로 급락했다. 이에 비해 불법 경마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불법 경마 사이트 신고건수는 2615건으로 2019년보다 92.3% 늘었으며 폐쇄건수도 7149건으로 32.2% 증가했다. 마사회가 추정하는 불법 경마 시장의 규모는 2016년을 기준으로 할 때 13조5000억 원이다. 온라인 마권 발매를 통해 불법 경마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사회에 더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경마가 활성화된 주요 국가도 대부분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큰 사회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지난 6월 30일 농해수위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정부 입법안을 제출하겠다”는 듯을 밝혔다. 또 경마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언급했다.

　학계 등에서는 온라인 마권 구매자의 인증 확인 강화, 구매 상한선 부여 등의 조치가 선행되면 부작용 발생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 정서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농식품부가 사전에 공론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

	지난 7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원이 청와대 앞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 법안 도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마사회 노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