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등 전국 주요 항만에서 자율적으로 운영 중인 ‘항만안전협의체’가 앞으로는 강제력을 가진 법적 기구가 된다. 또 항만안전점검관 제도가 신설돼 11개 지방해양수산청에 1명 이상 배치되며 하역사업자는 항만을 출입하는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계획을 만들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5일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만사업장 특별 안전대책’을 수립해 관계부처 합동협의체에서 논의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항만 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추진됐다. 해수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산재로 사망한 항만노동자는 33명, 부상자는 1193명으로 집계됐다. 부산항에서는 최근 3년간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수부는 우선 전국 항만별로 노·사·정이 참여하는 항만안전협의체를 법적 기구로 바꾸기로 했다. 이 협의체는 2019년 1월부터 부산항 등 11곳에서 자율적으로 구성된 뒤 운영되고 있다. 해수부는 사법권을 가진 근로감독관을 추가로 참여시켜 이 조직을 법적·상설협의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하역사업자에게 소속 근로자뿐만 아니라 중장비 기사, 용역회사 근로자 등 업종·직종에 관계없이 항만을 드나드는 모든 근로자에 대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해수부는 이를 검토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현장에서 엄격하게 이행되는지를 살필 예정이다. 아울러 해수부는 항만안전점검관 제도를 신설해 각 항만에 배치하는 한편 항만안전 전담부서를 만들어 주요 항만의 안전계획 수립 및 이행 등을 점검한다. 특히 물동량과 사업장이 많은 부산항과 울산항 등에는 항만안전점검관 인원을 더 늘린다.

염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