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한국이 동조할 경우 가구당 연 250만 원가량의 이자 부담이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7일 발표한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지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4.2%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성장률을 6.4%로 수정 전망한 것 등이 이런 내용을 뒷받침한다.

한경연이 추산한 미국 재무부 채권의 적정 금리(6개월 만기)는 올해 1분기 금리 수준인 0.07%보다 1.37~1.54%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가정하에 한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의 순유출은 16억~18억 달러(7일 환율 기준 1780억~2003억 원)가 발생한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투자 자금의 순유출을 막으려면 한국의 기준 금리도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동조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단기 국채금리가 미국의 적정 금리인상 폭만큼 오르면 국내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1.54~1.73%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액은 25조6000억~28조8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금융 부채가 있는 가구 수 등으로 나누면 가구당 부담액은 연간 220만~250만 원으로 증가하는 결과가 나온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재정 효율화와 국가 채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기업 경쟁력 제고와 고용 확대 등을 통해 민간의 금리 인상 방어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