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혁 28일께 부산서 입장 밝힐 가능성
- 납득할 내용 없으면 靑 조사요구 커질 듯
- 시민단체 “문 장관, 민심 직접 수렴해야”

문성혁(사진)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번 주 중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조속한 수습을 위해서 문 장관이 지역 정치권 및 시민단체와 직접 만나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일부 단체에서는 사태 해결이 지연되면 시민 서명을 받아 청와대나 총리실에 제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25일 해수부에 따르면 문 장관은 28일께 부산을 찾아 항만 관련 기관의 안전사고 방지책 시행 실태를 점검한다. 이번 방문은 최근 부산항을 비롯한 주요 항만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현장 점검 차원에서 마련됐다. 지난 23일 부산항 신항 웅동배후단지 물류센터에서는 30대 노동자가 대형 컨테이너 운반 중장비에 깔려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문 장관의 세부 방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해수부 감사로 인해 모든 일정이 중단된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지 북항도 방문지 가운데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문 장관이 부산을 찾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가 국면 수습 또는 파장 확산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수부는 빠르면 문 장관이 부산을 찾기 전에 감사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하 추진단) 감사에 대한 처리 방향이 결정된다.

문제는 추진단에 두 달 가까이 진행한 감사 이유를 납득시킬 수 없는 결과가 나왔을 때다. 이렇게 되면 문 장관의 입장 표명과 관계없이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감사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산시민의 숙원인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이 갑작스럽게 중단된 것에 대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는 사태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문 장관이 부산 방문 때 지역 민심을 직접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중단 등 그동안 이뤄진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청와대의 진상조사 요구 등 다른 단체와 연합해 3차례 성명서를 냈던 한국해양디자인협회 정상훈 회장은 “대통령 공약이자 부산의 숙원사업을 중앙 정부가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문 장관이 시민단체와 만나 지역 여론을 받아 들인 뒤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끝내 사태가 순리적으로 풀리지 않으면 200여 개 단체와 함께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벌인 뒤 이를 청와대에 직접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박재율 지방분권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도 “이제는 정무적·정책적 책임이 있는 문 장관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본다.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정리 없이 계속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면 사태 해결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의 분노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