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 부적절성 인정 불가피해져

해양수산부가 부산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중단의 명분 확보를 위해 이를 국가재정사업에 포함시키려는 시도(국제신문 20일 자 2면 보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애초부터 협의 대상이 아니다”며 재차 쐐기를 박았다. 이에 기재부와의 협의를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하 추진단)에 대한 감사 이유로 제시했던 해수부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20일 해수부 감사관실은 막바지 일정의 일환으로 추진단 관계자를 불러 감사 내용에 대한 확인작업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감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음에도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 사업이 국가재정사업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기재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1700억 원 전액을 부산항만공사(BPA)가 투자하는 이 사업은 기재부와 협의 대상이 아니나 유권해석을 통해서라도 사업 중단의 정당성을 찾아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또 만일 기재부가 해수부 주장을 인용해 “상황에 따라 협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면 이를 근거로 무리한 감사가 아니었음을 강변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재부는 지난 2일에 이어 이날도 “이 사업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어서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못박았다. 기재부 재정관리국 간부는 “협의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기재부의 민간투자심의위원회에 상정돼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사업은 지자체 주도여서 이런 절차를 아예 밟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또 ‘북항 사태’ 발생 이전이나 이후에도 담당자로부터 어떠한 요청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혀 해수부 역시 이번 사안이 기재부와 논의가 불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의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해수부의 향후 행보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유권 해석 의뢰’라는 효용성이 사실상 사라진 터라 국면을 바꿀 만한 요인이 없다면 감사의 부적절성을 결국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사업 진행과정상 발생할 수 있는 일부 지적 사항만으로 한 달 이상 이뤄진 감사가 정당한 업무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염창현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