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 가면 독특한 호텔이 하나 있습니다. 호텔 겉모습이나 인테리어가 아니라 에너지를 기존 호텔과 다르게 쓴다고 합니다. 바로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합니다. 중공업도시에서 발생한 공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런 호텔이 등장하게 됐다고 하네요. 전체 에너지의 30% 정도를 수소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폐플라스틱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연료전지에 넣어 전기로 만든 다음 조명이나 난방에 사용합니다. 호텔에서 사용한 칫솔이나 빗 등 일회용품도 모아 수소 생산 공장으로 보낸답니다. 생산된 수소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호텔로 들어옵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2018년 6월 세계 최초의 수소호텔인 도큐레이호텔이 문을 열게 됐습니다. 시와 함께 쇼와덴코(昭和電工), 도시바가 함께 수소 사회 구축에 뛰어들면서 가능해졌습니다.

	일본 가와사키시에 있는, 수소에너지를 사용하는 도큐레이호텔

　일본은 2019년수소·연료전지전략협의회를 구성해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한 액션 플랜인 ‘수소·연료전지전략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로드맵에는 국제서플라이체인 구축,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수소 생산 확대, 지역 특화 자원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담았습니다.

　일본은 2025년까지 수전해장치 세계 최고 가격경쟁력을 확보(5만 엔/kW)하고, 전기자동차 20만 대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수소충전소도 320개소를 확충하려고 합니다. 또 2030년까지 연간 30만ｔ의 수소를 수입하고 100만kW를 발전할 예정입니다. 이 때까지 가정용 연료전지 에네팜(Ene-farm) 530만 대를 보급할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이런 야심찬 계획은 처음부터 벽에 부딪혔습니다. HySTRA를 중심으로 호주로부터 수소를 대량 수입해 국내에 수소경제 시스템을 완성하는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했으나 호주 정부의 갈탄 수소 생산 중단으로 이 같은 거대한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호주 라트롭 밸리에는 대량의 갈탄이 매장돼 있습니다. 갈탄을 개질해 수소를 분리한 다음 이를 액화시킵니다. 액화수소는 선박으로 일본 고베시에 있는 액화수소 수입기지로 이송합니다. 이를 통해 수소 가격을 내년에 12엔/N㎥으로 낮추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호주 정부가 갈탄 사용을 중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모양이 됐습니다.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