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소병훈 의원 “시장 교란”

부산의 한 재개발 지역주택조합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고의적으로 미분양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분양된 아파트는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 이들에게 분양가격의 절반에 팔려 국토부와 부산시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3일 부산시청에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부산 A 아파트의 일반공급 청약이 고의적으로 미분양을 유도한 시장교란행위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 의원에 따르면 분양 당시인 지난 6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부산지역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327만 원인데 비해 A 아파트의 분양가는 2배 높은 3.3㎡당 2865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러한 고분양가 논란에도 이 아파트는 평균 74.9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소 의원은 “이상하게도 이런 경쟁률을 뚫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기회를 얻은 13명의 당첨자들이 청약통장 효력 상실 등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계약을 포기했는데, 이 주택의 조합원이었던 이들이 당초 공고된 분양가격 절반에 불과한 약 5억 원에 매입했다”고 지적했다.

조합이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11세대는 분양 한 달 여만에 책정 분양가의 평균 49.7% 수준에 재분양됐다. 특히 이 중 4세대는 조합원이 모두 7월 16일에 계약했고, 1세대는 조합원과 동일 주소에 거주하는 이가 매입했다는 것이 소 의원의 주장이다.

소 의원은 이어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고분양가를 책정해 미분양을 유도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시장교란행위”라며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부산시도 이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역주택조합 추진 사업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