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일반 보험상품보다 적은 상품 판매가 빠르게 느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소비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보험상품 가입 시 유의 사항’을 정리해 발표했다.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은 일반 보험 상품보다 보험료가 낮지만 보험 계약 해지 시 해지환급금이 전혀 없거나 기존 보험 상품보다 30~70% 적은 상품을 말한다.

최근 이 같은 상품이 인기를 얻으며 생명보험사는 2015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모두 405만2000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종신보험 치매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 주로 보장성보험이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어 40세 남성이 20년 만기의 사망보험금 1억 원 종신보험을 가입했을 때, 해지환급금이 일반상품 대비 50%일 때 보험료는 9.8% 싸다. 해지환급금이 없을 때 보험료는 21.9% 적다. 월 보험료가 일반 상품이 26만5000원 수준이면 해지환급금 50%일 때는 23만9000원, 무해지환급금일 때는 20만7000원까지 저렴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중도 해지 발생률이 높다는 점이다. 유지 계약 중 매년 4%의 보험 계약이 해지된다고 가정하면 10년이 지난 시점의 계약 유지율은 66.5%이며 20년 지난 시점 계약 유지율은 44.2%에 그친다. 지난 3월 말 기준 보험료 납입 기간은 20년 이상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보험 계약을 만기까지 유지하면 무(저)해지환급금 상품이 유리할 수 있으나, 이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해지환급금이 전혀 없거나 일반 보험상품보다 적다는 사실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 같은 상품은 주로 보장성보험이므로 소비자가 목돈 마련이나 노후 연금 같은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할 때는 본래 취지에 맞게 저축성보험이나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보험 판매자가 낮은 보험료 같은 유리한 사항만을 강조할 수 있으니 보험료뿐 아니라 기간별 해지환급금 수준을 꼼꼼히 살펴보고 해당 상품 특성을 정확히 이해할 것을 권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은 동일한 보험 보장을 기존 보험 상품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보험 상품의 특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 불완전 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