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품 제작이 곧바로 창업으로 이어지는 ‘전문랩’을 공모하는 사업에 부산시가 2년 연속 탈락했다. 거점 개념으로 선정되는 전문랩 특성상 인접 지역인 경남도가 유치에 성공해 시제품을 기반으로 한 창업 인프라 구축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시는 16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전문랩 공모에서 탈락했다고 밝혔다. 총 8개 자치단체가 경합을 벌여 경남도와 대전시, 경기 성남시 등 3개 자치단체가 선정됐다. 시는 최종 평가에서 6위에 그쳤다.

전문랩은 창업을 확산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다. 비즈니스용 시제품 제작 공간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3년 동안 최대 50억 원의 예산이 풀리며, 시제품 제작 공간을 중심으로 공공기관이 스타트업 보육 공간을 제공하고 투자를 연계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광주 서울(3곳) 대구 등지 세 곳의 자치단체가 선정됐으며, 시는 지난해에도 유치 경쟁에 실패한 바 있다. 시가 이번 공모에서 제대로 역량을 집중하지 못해 탈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곳은 자치단체가 나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역량을 쏟은 반면, 시는 6개 컨소시엄을 받아들여 경쟁을 통한 선정 전략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 인프라와 전문랩 연계 등을 평가 과정에서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거점 형태로 사업이 추진되는 전문랩 특성상 당분간 부산 유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시 관계자는 “전문랩을 확산하는 과정이므로 향후 부산 유치 가능성도 있다”고 해명했지만 업계는 유치 가능성을 작게 본다.

시는 상대적으로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창업 인프라 부문에서 강점을 보여 전문랩 유치에 한 때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현재 탈락 원인을 분석 중이다. 시 관계자는 “입지 등에서 경남도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메이커 문화 확산 등 중기부 측에서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