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자에 국비지원, 재정 원칙상 어려워
- 버스요금 인상 조정 역할 지자체가 해야”

종업원 수 500인 이상 버스 사업장에 대한 기존 근로자 임금지원 기간이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된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따른 인력 충원 문제를 해소하고자 정부가 인건비 지원 기간을 배 늘린 것이다. 정부는 또 지자체가 버스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때 예산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하지만 버스 운송사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국비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부산지역의 한 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정차해 있다. 국제신문DB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500인 이상 버스 사업장에 대한 기존 근로자 임금지원 기간을 2년으로 늘린다. 홍 부총리는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난을 해소하고자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은 사업주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인력을 신규 채용할 때 해당 인력의 인건비와 재직자 임금 보전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다. 올해 이 사업에 편성된 본예산은 348억 원이다.

현재 정부는 500인 이상 버스 사업체가 ‘주 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하기 위해 사람을 새로 뽑으면 한 명당 60만~80만 원을 주고, 이로 인해 임금이 감축되는 기존 근로자 20명까지 40만 원 한도로 1년간 지원한다. 이 기간을 2년으로 늘려 버스 사업체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홍 부총리와 관계부처 장관은 앞으로 당정 협의 등을 거쳐 이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버스업계 노사와 지자체가 역할을 분담한다는 전제 하에 버스공영 차고지 등 인프라 확충과 교통 취약지역 거주민의 교통권 보장을 위한 지자체 사업을 보조하기로 했다. 아울러 ▷M-버스 ▷광역버스 회차지 ▷복합환승센터 등 교통안전 관련 지원도 확대한다. 다만 홍 부총리는 “지자체가 면허권 등을 가진 버스 운송사업자에게 국비를 직접 지원하는 것은 재정 원칙상 수용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홍 부총리는 총파업 돌입 시점을 오는 15일로 예고한 버스 노조를 향해 “자제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그는 관계부처 장관 회의에 앞서 류근중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 위원장 및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한 회동에서 “‘시민의 발’인 버스가 멈춰서는 안 된다”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지자체가 재원 마련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하는 버스 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조정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내버스 인허가권이 정부에서 지자체로 이관됐고, 정부가 버스를 지원하는 재정을 지자체로 내려주기 때문에 그 역할(요금 조정)은 지자체가 하는 게 맞다”고 못 박았다. 홍 부총리의 이런 주장은 버스 요금 인상에 반발하는 지자체를 향해 ‘압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대중교통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재정 지원을 요구해 온 지자체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