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했다면 기업이 진 빚을 갚지 못해 경영인 개인이 신용정보 상 불이익을 받는 일이 사라진다. 중소기업인의 재기, 재창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대보증 폐지 진행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오는 6월부터 관련인 정보 등록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연대보증 없이 보증을 받은 기업이 채무를 불이행하면 대주주이거나 무한책임사원에 해당하는 경영인은 신용정보원에 ‘관련인’으로 등록된다. 이 정보는 금융회사, 신용평가회사(CB)에 공유되고 개인신용평가에 활용돼 경영인은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받아왔다.

　금융위는 앞으로 경영인이 책임경영 이행 약정을 준수했다면 기업 채무를 불이행해도 관련인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책임경영은 대출 자금의 용도 내 사용, 회계 처리 원칙 준수, 허위자료 제출 여부 등을 살펴 판단한다. 책임경영을 하지 않았다면 관련인 정보가 등록된다. 금융위는 이미 관련인으로 등록된 기업인에 개선안을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위는 보증기관의 기업 선별 역량과 사후관리의 실표성을 높이기 위해 보증시스템도 개편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상거래신용지수(Paydex)를 마련한다. 이 지수는 기업의 매입, 매출 발생빈도, 지급결제의 신용도 등 상거래 DB 자료를 토대로 만들 예정이다. 보증심사에 활용하고 민간 CB사에도 제공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신(新) 보증심사 제도도 도입한다. 연구개발비, 지적재산권, 기술인력, 연구 관련 자산 등 혁신성과 미래 성장성에 대한 평가체계를 보다 정교화해 혁신 중소기업 선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하반기까지 신용정보 변동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동태적 사후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금융위 김용범 부위원장은 “지난 1년간 창업,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공급이 증가하는 등 연대보증 폐지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중소기업 여신시스템의 전면 혁신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서 보증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김용범(오른쪽 세번째) 금융위 부위원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보증기관, 중소기업 대표들과 연대보증 폐지 시행 이후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