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도 악용 등 로드숍 피해 호소

‘면세품 현장 인도제’를 악용한 화장품 불법 유통 문제로 관련 업계가 큰 시름을 앓는다. 면세점과 경쟁 관계인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가 이번만큼은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뭉쳤다.

화장품 브랜드 5개사(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가맹점주는 19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발족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공동으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앞에서 ‘면세화장품 불법유통 방치 규탄 집회’도 개최했다.

이날 5개사 화장품가맹점연합회는 수출을 장려하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금을 면제한 면세 화장품이 국내 시장에 불법으로 유통된다고 호소했다. 화장품가맹점연합회 관계자는 “출국장에서만 면세품을 받을 수 있는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면세품 현장 인도제’로 즉시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악용해 조직적인 대리·대량 구매가 이뤄진다”며 “이들 제품이 국내 온라인에 유통되면서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면세화장품 불법 유통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했지만 관세청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화장품가맹점연합회는 “관세청이 면세점 화장품 국내 불법 유통 실태를 파악하면서도 이를 방치해 화장품 로드숍 붕괴에 일조하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세금 탈루를 막고 국내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언제까지 검토만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부산을 포함해 각 지역의 가맹점주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하광용 이니스프리가맹점주협의회 부산지회장은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는 등 유통 환경이 급변하면서 많은 소매업이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적어도 정당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취지에서 가맹점주들이 공동으로 대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