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안에 반발하는 소상공인 업계가 지역별 연대 기구를 구성해 본격적인 ‘생존권 투쟁’에 나선다. 이들은 비폭력을 전제로 한 대규모 집회와 천막 농성 등을 통해 최저임금 불복종 의사를 정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다만 최저임금 미준수 자체가 법적 처벌 대상이어서 자영업자 등의 참여도가 얼마나 높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서울 성북구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사무실에서 협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 발표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는 16일 긴급 전체회의를 열어 올해보다 10.9% 인상된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8350원)과 관련해 ‘불복종’ 운동을 본격화하기 위한 행동 방안을 이같이 확정했다. 최승재 연합회장은 “전통시장 상인을 포함해 영세 중소기업과 농수축산인 등 최저임금과 연관된 모든 소상공인의 힘을 결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우선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 연대’를 업종·지역별로 구성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해당 연대의 천막 본부를 설치한 뒤 대규모 집회 등을 연다. 특히 이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에 정식으로 이의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전문가 검증을 통해 ‘소상공인 노·사 자율 협약 표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뒤 전국에 있는 회원사 사업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연합회는 이들 방안을 17일 긴급이사회와 오는 24일 총회에서 승인받은 후 곧바로 실행에 나설 예정이다.

중소 제조업체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업종별 단체를 포함한 전국의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만나 “최저임금 인상은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일각에서는 ‘생존권 투쟁’과 관련한 소상공인들의 참여도가 연합회 집행부의 의지만큼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저임금 결정안에 따르지 않을 경우 가맹점주가 법적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촉구하면서도 동맹 휴업과 심야영업 중단 등은 정부의 대책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일단 유보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