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지역의 주택경기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윤상직 국회의원은 주무부처인 국토부 김현미 장관이 배석한 자리에서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된 기장군이 아파트 가격 이상급등 등에 따른 과열지역이 아니라 오히려 침체한 곳이므로, 주택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위축지역 지정을 요구한 바 있다.

위축지역은 직전 6개월간 월평균 주택가격이 1.0% 이상 하락한 지역 가운데 주택거래량이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거나, 직전 3개월 평균 미분양 주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인 지역이 대상이 된다. 또 시·도별 주택보급률 또는 자가주택비율이 전국 평균 이상일 때 지정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월 기준으로 울산 동구와 북구, 포항시 북구, 경북 구미시와 경남의 창원시와 거제시 등 여섯 곳이 위축지역 지정을 위한 정량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힌바 있다.

최근 한 경제지에서 조사·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도 위축지역 지정을 위한 정량요건에 부합 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지정 요건에 부합하기 때문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의지가 있다면 위축지역 지정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위축지역 지정 여부보다 더 중요하게 따질 게 있다. 위축지역 지정으로 주택경기를 살리는 것이 지역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한 바람직한 일이 될 수 있는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유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이라는 점이다. 시장은 고점과 저점이 존재하며 순환한다. 그런데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인위적으로 시장을 부양시키면 역외 자본의 유입으로 시장은 ‘반짝’ 살아날 수 있지만, 지역 실수요자들은 다시금 올라간 가격으로 내집 마련을 해야 한다. 여기에 시장 자정 작용이 없는 정부의 개입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낙인효과(stigma effect)다. 지정 이후 오히려 시장이 더 침체될 수 있다. 위축지역 지정 자체로 시세차익 등을 기대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축지역으로의 실제 지정 가능성 여부다. 부동산시장의 이상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청약조정구역을 지정했는데, 이러한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나빠졌다고 다시 위축지역을 지정한다면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하는 것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주택·도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