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보다 11%나 증가 불구
- 증권사 1년간 대출금리 안내려

지난해부터 올해 6월(1.25%)까지 세 차례 단행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선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사상 최저 금리 시대를 맞았는데도 고객이 주식을 사기 위해 빌려쓰는 돈의 대출 이자는 1년간 내리지 않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7조259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1월 4일 기준 6조5351억 원) 대비 11.1%(7244억 원) 증가한 것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주가지수처럼 일일 기준으로 공시된다.

시장별로는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가 각각 3조2528억 원과 4조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의 잔고가 4조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31일(4조142억 원)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예·적금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개미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최근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신용융자 잔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향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돈을 빌려 투자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주요 증권사들은 신용거래 융자와 예탁증권(주식) 담보 융자 등 대출 이자를 내리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지난해 3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1.75%)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한 차례 내렸으나, 같은 해 6월 금리 인하(1.50%) 때는 그냥 지나갔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4월 신용거래 융자와 예탁증권 담보융자의 이자를 0.25%포인트 내린 뒤 현재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4월 신용거래 융자의 이자를 0.10~0.20%포인트 인하한 뒤 내리지 않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이자율을 지난해 4월 한 차례만 인하했다. 반면 이들 증권사는 지난 9일 기준금리가 내려가자 하루 뒤인 10일부터 CMA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대출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는 증권사들이 CMA 등 수신 금리는 발 빠르게 인하한 것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