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 일관성 상실" 논란일 듯

24일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해제가 이날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업계는 국내 자본시장이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소의 지배구조 선진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이날 공운위에서 지정해제를 하지 않을 것이란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공운위 회의에서 2012년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명분으로 공공기관에서 해제했던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2년 만에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한편 한국거래소도 방만 경영을 빌미로 공공기관을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2009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후 올해로 5년째다.

이와 관련,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공기업 관리 정책이 일관성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자본시장법이 통과되면서 복수거래소 설립이 허용돼 독점체제는 자연스럽게 경쟁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정부 지분이 없는 민간회사이지만 증권시장 규제와 감시업무 등 공적인 업무 수행과 독점적인 사업구조 탓에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직전 "(해외 거래소와 제휴 등) 필요하다면 KRX의 공공기관 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성을 빌미로 관치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결국 낙하산 자리만 늘어나 자율적인 경영혁신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거래소 측은 예산과 인력 확보 등에 정부 간섭이 많아져 사업에 제한이 많다고 주장해 왔다. 거래소를 상장하기도 어렵고 가치 산정이 안돼 외국 거래소와 제휴나 지분 확보가 안 된다는 것이다. 거래소의 영업이익은 2011년 1722억 원, 2012년 734억 원, 2013년 352억 원으로 매년 반 토막 났다. 특히 올해는 9억 원의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 거래소는 영역확대, 해외시장 진출, 기업공개(IPO) 같은 주요 사업과 관련한 규제에서 벗어나 각종 수익 사업을 통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