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가 장기화되고 원화가 강세 기조를 보이는 '원고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환율 피해가 커지고 있다. 10대 그룹의 환율 관련 손실액이 8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부산지역의 대일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 그룹(공기업 및 금융회사 제외) 소속 83개 상장사가 감사보고서에 공개한 환차손익 현황을 집계한 결과, 올해 1∼3분기 누적 순환차손(환차익-환차손) 금액은 7600억 원이었다.

환차익으로 15조9830억 원을 벌었지만 환차손이 16조7430억 원으로 환율로 인한 손실이 더 컸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기업들이 각각 1000억 원 규모의 순환차손을 기록해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수출액은 4.4%, 영업이익률은 0.9%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58.5원에 출발해 전일 대비 1.7원(0.16%) 오른 1061.9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뿐 아니라 원엔 환율 하락속도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5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44.17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6.12원 하락했다. 원엔 환율은 '엔저'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이날 장중 100엔당 1040원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엔저'로 부산 지역 중소기업의 대일본 수출도 부진한 실정이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간 부산의 수출은 전년 동기간 보다 3% 감소한 110억3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부산의 주요 수출국 중 미국은 22%, 중국은 2% 늘었다. 하지만 일본은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약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12%나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