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로 예정된 ‘방탄소년단(BTS)’의 군입대 시기가 다가오면서 병역특례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진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BTS병역특례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커지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아 정부와 국회 모두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기식 병무청장은 20일 공개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대중예술도 보충역 제도에 포함한다면 현역 복무하는 청년들에게 차별 괴리감, 좌절이 더 커질 수 있다”며 BTS병역특례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병역 특례인 보충역을 현재 축소해나가고 있는데 여기에 자꾸 다른 것을 추가해 확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청장은 “BTS 병역 문제를 계기로 찬반 논란이 확대돼서 (특례를) 줄일 것이 무엇인지, 보충역 제도를 전반적으로 빨리 손을 봐야 할 것 같다”고 특례 범위 축소도 시사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지난 1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병역 의무 이행의 공정성 측면에서 병역특례 확대는 곤란하며 BTS 또한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국방부의 기본 입장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BTS의 성과는 분명 대단하나 그 보상으로 병역 특례를 부여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다만, 그는 “BTS와 같은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체육요원 편입과 관련한 병역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므로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며 공을 국회로 돌렸다.

여야는 대중예술인을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하도록 하는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는 등 ‘BTS특례법’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위원장이 주도해 BTS병역특례에 대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헌승 국방위원장은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부산엑스포 유치에 범정부적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BTS의 활동은 엑스포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고 BTS병역특례법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 통과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군과 청년들의 정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데다, 국방위 여야 간사 역시 군 출신으로 BTS병역특례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서는 오히려 정부가 시행령 개정으로 BTS병역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엑스포 유치에 적극 나서는 만큼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중예술인의 입영 연기 기한을 현행 만 30세에서 33세로 늦추는 방안도 해법으로 제시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용호 의원이 관련법을 발의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BTS 맏형 진의 입영 시기가 연기돼 BTS의 엑스포 유치 활동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기식 병무청장이 서울 영등포구 병무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