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40대를 내세운 ‘세대교체론’이 부상한다. 현재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이재명 의원과 친문(친문재인) 중진 홍영표, 전해철 의원 등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은 2선으로 물러나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을 당의 전면에 세우자는 것이다.

이광재 전 의원은 지난 1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70, 80년대생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이재명·전해철·홍영표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했다. 이원욱 의원도 지난 13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전대(전당대회) 역시 70년대생 의원으로 재편해야 당의 혁신과 쇄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재선의원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재선 의원들 중에선 부산의 전재수 의원을 비롯해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 등 ‘97그룹’이 당을 주도할 기회를 주자는 의견이 나온다.

전재수 의원은 14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시작됐다”며 “민주당 혁신의 가장 빠른 길은 바로 7080년대생이 나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당권도전에 대해선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이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하던 사람들 위주로 해서 맡아 달라. 이런 이야기들이 있다”면서도 “제가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반면 강병원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역사적인 사명이 맡겨진다면 또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하지만 세대교체론이 힘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이들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우기는 정치적 중량감이나 경륜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아서다. 이들이 당의 위기과정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느냐는 비판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당권을 노리는 86그룹들이 이들을 위해 용퇴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전해철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이광재 전 의원의 세대교체론에 대해 “굉장히 좋은 뜻”이라고 동의하면서도 불출마요구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또 친이재명계에선 이런 세대교체론이 ‘이재명 반대’를 위한 일환으로 제기된 것으로 해석한다. 친이재명계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타당한 면이 있다”면서도 “당당하게 문재인 정부 5년, 민주당 180석 이후 2년 동안 민생과 개혁 노선에 대한 평가와 분명한 대안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막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86그룹 대표주자인 이인영 의원도 “40대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한다면 나를 버리고 주저 없이 돕겠다”면서도 “그런데 세대교체에 가치가 장착돼 있지 않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마디로 ‘글쎄요’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