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가운데 방역요원(오른쪽)이 영문으로 ‘Face Shield’(안면보호구)라고 적힌 안면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해 문책성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아울러 북한은 코로나19 시국임에도 군사 도발을 준비하는 등 충성심 고취와 내부 결속 강화를 위해 강경 행동도 서슴치 않는 모습이다.

19일 노동신문은 “전국적으로 심각한 보건위기 상황이 조성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일군(간부)들이 인민의 생명안전을 전적으로 책임진 입장과 자기 직분을 다하지 못한 것과도 중요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세가 강한 코로나19 여파로 김 위원장이 ‘최중대비상사건’으로 규정하며 사태 수습에 온힘을 기울이지만 기대와 달리 반전을 꾀하지 못하는 상황을 간부들의 해이와 무사태평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당 상무위는 규율 통제와 감사를 강화하는 대책과 함께 내달 상순 예정된 당 전원회의에서 인사안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욱 고려대 공공사회·통일외교안보학부 교수는 “간부들의 태도에 크게 실망한 김 위원장이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방역담당자나 상무위원 등 고위 간부 중에 희생양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한 군사 도발도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비공개로 진행한 전체 회의에서 “북한이 코로나19 시국이긴 하지만 미사일은 발사 징후가 있다. 핵실험도 준비는 다 끝났고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일본 순방이 예정된 이달 중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또는 핵실험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ICBM 발사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여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남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군사 도발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트럼프 정부 때 열린 정상회담이 바이든 정부 들어 소강상태에 빠졌다.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에 왔을 때 충격을 줘야 미국이 협상에 나올 것이라 보고 강경 행동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