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가 정당과 무관한 이들에게 임명장을 남발해 전국 곳곳에서 논란이 인 가운데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까지 임명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직인이 찍힌 임명장이 A 구청장 앞으로 발송됐다. 임명장에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본부 종교단체협력단 위원장에 임명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발송 전화번호는 국민의힘 중앙당으로 확인됐다.

　A 구청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에 들어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앞서 정당과 관계없는 이들에게 임명장을 보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먼저 지난 3일 정당 활동을 할 수 없는 경남도청 6급 공무원에게 조직총괄국민명령정책본부장특보로 선임한다는 문자가 발송됐다. 광주 지역 민주당 당원과 전북 목회자 등에게도 직책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의 임명장이 보내졌다. 이들은 모두 사전에 임명과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적 없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공직선거법 제93조 ‘탈법 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남선거관리위원회 등이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조사하고 있다.

　A 구청장은 상대 정당 소속임은 물론 한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무분별한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A 구청장은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한 지역의 지자체단체장에게 확인도 없이 임명장을 보낸 것이 불쾌하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자체장 역시 “보통 우편으로 보내는데 다수에게 온라인 임명장을 보낼 것이면 최소한 전화 한 통이라도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성의가 없어 보인다”고 질타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부산선관위는 “단순히 임명장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선거관리법 위반인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신고가 들어오면 사실 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임명장을 발급하기도 하는데 중앙당 차원에서 내려온 것이라서 자세한 경위를 알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핵본부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