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확장 명분 민생 행보에도
- 강경발언 쏟아내 국민 피로감
- 文 비판 집중에 無 비전 지적도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흔들리고 있다. 조기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는 등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내지만, 중도층 공략이 여의치 않으면서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견고하게 유지되던 지지율도 정체되는 모습이다. 13일에는 윤 전 총장이 최근 상승세를 타는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지난 10, 11일)에서 이 전 대표 지지율은 43.7%로 윤 전 총장(41.2%)보다 2.6%포인트 높았다. 오차범위 내지만 이 전 대표가 양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을 앞선 것은 처음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 전 총장의 양자대결에선 윤 전 총장 42.2%, 이 지사 41.5%로 기존 흐름과 비슷했다. 여야 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한 다자 구도에선 ‘윤석열·이재명’ 양강 구도가 유지됐다. 윤 전 총장은 26.4%, 이 지사는 25.8%로 1, 2위를 각각 기록했고, 이어 이 전 대표(16.4%) 등의 순이었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우세 흐름을 보여줬던 PNR 리서치 조사 중단을 놓고는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는 머니투데이 등의 의뢰로 매주 일요일 발표해온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를 지난 11일 발표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 측은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 소속) 특정 후보 측과 그 지지자들이 윤 전 총장에 크게 뒤지는 조사 결과가 계속되자 머니투데이와 PNR 측에 강력 항의했고, 머니투데이 측이 조사를 갑자기 중단시켰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지에 자성해야지 남 탓할 사안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의 위기는 자초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도 확장을 명분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고 장외 행보를 이어간다. 그런데 메시지는 강성 보수에 가깝고, 단발성의 민생 청취 일정이 잇따르면서 국민적 피로감을 준다는 것이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중원은 포기한 사람처럼 보인다”면서 “정치 선언도 통합 얘기는 없고 분노만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 때리기’에 주로 집중하면서 정책 역량이나 미래 비전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범 보수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중도층의 윤 전 총장 선택은 지난달 28일 38.9%에서 지난 12일 34.5%로 줄었다. 각 여론조사의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