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등 정치권 밖 인사들이 꿈틀대면서 일년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재형(왼쪽), 김동연

최재형 감사원장은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의 주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 “그에 대해 (제 입장을)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더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최 감사원장이 자신의 대선 등판론에 대해 확실히 선 긋지 않으면서 여지를 남겨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최 감사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해온 만큼 등판하면 일약 스타덤에 오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최근 여야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이날 복지 국가 건설의 핵심으로 ‘기회복지’ 모델을 제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권 잠룡들이 잇따라 보편 복지와 현금 지원을 제안하는 가운데 이에 반하는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는 모양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SNS에서 “소득수준이나 복지수혜에 관계없이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기회복지에 투자해야 한다”며 “기회복지는 기회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 확대만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임금이 올라가며 주거와 교육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며 “특히 현금복지를 늘린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양극화, 사회갈등, 공정의 문제도 기회의 문제와 연결된다”며 “기회복지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계천 판잣집에서 자란 김 전 부총리는 이같은 개인사를 상기시키며 “새 판을 짜는 경장(更張·정치 사회적으로 묵은 제도를 개혁함)이 있어야 수많은 흙수저도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공화국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를 향한 여야의 관심도 뜨겁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김동연 영입’을 공언했고,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김동연 전 부총리와 교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