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최근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지급한 ‘효도 이용권’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군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0억 원 예산을 들여 관내 만 70세 이상 어르신 2만1000여 명에게 목욕과 이발·미용을 할 수 있는 효도 이용권을 지급했다. 효도 이용권은 1장당 5000원으로 분기별 3장(연간 12장 이내) 지급한다. 어르신이 사용하려면 효도 이용권에 적힌 금액을 뺀 나머지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이 이용권은 효도 이용권 사용 참여 신청을 한 울주군 관내 225개 목욕탕과 이발소·미용실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군은 이들 업소에 ‘효도 가게’ 표지를 부착하도록 했다.

　그런데 울주군은 이 효도 이용권에 ‘울주군수’ 직함과 직인을 찍어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울주군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군선관위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처리 여부에 대해 중앙선관위에 질의를 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기부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고, 표창·포상을 제외하고는 단체장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명의를 쓰도록 하고 있다. 단체장 직명이나 성명을 밝히거나 그가 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행위도 기부행위로 보기 때문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선거법 위반 여부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효도 이용권을 지급했다”며 “문제가 되는 효도 이용권을 모두 수거하고, 군수의 직함과 직인을 삭제한 이용권을 다시 발급해 지급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