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시비 투입 경쟁력 강화 추진
- 수천억 비용·사립대 형평성 등에
- 연내 국회 통과 가능성은 미지수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린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해 지방국립대 등록금을 면제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2022학년도 등록금부터 곧장 적용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경기 오산) 의원은 25일 지방국립대 등록금 면제를 지원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의해 지방국립대 등록금의 전액 또는 50% 이상 부담하도록 했다. 부산의 경우 대상 대학은 부산대 부산교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네 곳이다. 안 의원 측은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 등을 고려해 등록금 지원 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하고자 한다”며 “개정안 심사가 본격 시작되면 국·시비 비율 논의도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목적은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다. 저출산 문제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교육 인프라마저 수도권에 몰려있어 청년의 지역 유출은 심각하다. 실제로 지난해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7년 지방대학의 83.9%가 신입생의 70%도 선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지방 국립대학부터 학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완화해 수도권 쏠림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특히 지방대 몰락은 곧 국가균형발전의 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방대 살리기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지방국립대 등록금 면제 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해 8월 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지방 국·공립대 무상교육 법안’은 소관 상임위인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가장 큰 암초는 재정 부담이다. 국회 교육위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국·공립대 등록금 면제 때 2022년~2026년 연평균 5259억 원이 재정이 필요하다. 이밖에 교육위는 지역사립대와의 형평성도 지적했다. 또 이미 시행 중인 해당 지역 고등학생의 의·약대 우선 선발 등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재정지원이 어려운 이유로 들었다.

안 의원은 “우수한 지방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고 지방대 경쟁력을 강화할 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라며 “지방국립대 등록금의 획기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수한 지방인재를 양성하고 지방 공공기관과 우수한 지역기업의 취업까지 연계하여 서울에 가지 않아도 지방에서 배우고 정착하는 지역균형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