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19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하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교착 상태인 남북 관계에 대화의 물꼬를 트려고 했던 우리 정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예정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태극기와 인공기, 한반도기를 함께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6일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조선 올림픽위원회는 총회에서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도록 토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표면적으로 코로나19 방역을 불참 이유로 들었지만 대립 상황이 지속 중인 북일 관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개시 당일인 지난달 25일 동해상에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래 3년 만에 추진하던 남북 단일팀 구성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욱이 올림픽이 남북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기대가 무너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다자주의를 통해 대북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도쿄올림픽이 한일, 남북·북미·북일 간 대화의 장이 될 수 있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하지만 북한의 결정으로 도쿄올림픽에서의 조우는 물론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방한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한 일본 역시 난처할 것으로 보인다. 마루카와 다마요 일본 정부 올림픽담당상은 이날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상세한 내용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김민정 기자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