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강효상 사과 요구하자
- 황교안 “외교무능 지적” 반박

국회 정상화를 위한 활로가 좀처럼 마련되지 않고 있다. 여야는 국회 파행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며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장외투쟁을 끝낸 자유한국당의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이해찬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행히 한국당이 장외집회가 끝났다고 하는데 제발 국회로 돌아와 하루빨리 민생입법과 추경(추가경정예산) 통과에 역할을 해주길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지난 주말 광화문 집회에서 ‘한국당의 선거법 개정안을 받고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사과하면 국회에 복귀한다’고 했는데, 국회 정상화에 대한 한국당의 입장을 분명히 말하라”며 “국회 복귀의 명분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장외투쟁 명분을 원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23일 회동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조정안을 만든 만큼 야당의 입장 정리를 기다리고 있다. 조정안에는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관한 민주당의 사과와 철회가 포함되지 않았고 추후 여야 5당 합의에 따라 남은 패스트트랙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조정안”이라며 “조정안에 관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입장이 정해지면 원내수석 회동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이렇게 열리지 못한 것은 누구 책임인가”라며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책임 아니냐. 우리를 국회에 못 들어가게 만든 것 아니냐”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어 “잘못된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사과를 한다면 저희는 국회에 들어가서 민생과 국민을 챙기는 일을 보다 가열차게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에 대한 사과를 받고 철회 선언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실상 철회라고 읽히는 내용이 담겨야 국회 복귀의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 누설을 둘러싼 민주당과 한국당의 충돌로 대치 정국은 더욱 격화하는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은 강 의원의 불법 행위를 사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황교안 대표는 “강 의원이 정부의 외교무능을 지적하기 위해 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청와대나 여권에서 여러 얘기를 하는데 적반하장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고 맞섰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