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밝혔다. 북미 간 비핵화 대화에서 문 대통령이 중재하는 ‘톱다운’ 방식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넬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미국 CNN 방송 보도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이와 관련한 메시지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받았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CNN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한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넬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이 메시지에는 현재의 방침(course of action)에 중요한 내용과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 상황으로 이어질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동행하지 않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 실장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행사 등과 관련한 논의를 위해 북한 측과 소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다만, 청와대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윤 수석은 연가를 내고 쉬는 중”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재 남북 사이에도 냉기류가 이어져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를 촉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