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서 약식회담설 돌았지만
- 공식 양자회담 형식으로 열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새벽 3시 15분(한국시간)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여섯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대화를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바쁜 일정에 쫓겨 배석자 없이 통역만 배석한 ‘풀-어사이드’(pull-aside·약식회담) 형식으로 정상회담을 가질 뻔했으나 양국이 가까스로 일정을 조율하면서 ‘풀-어사이드’가 아닌 공식 양자회담을 하게 됐다. 풀-어사이드는 회담장 밖에서 격식을 갖추지 않고 하는 회담 형식이지만 이날 한미 정상회담은 양자회담장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양자회담 형식이라고 강조했다.

애초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아르헨티나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및 한국 지도자와 격식을 차리지 않고(informal) 회담할 예정이어서 풀-어사이드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회담의 격을 낮춰 한국을 홀대하는 것이다’ ‘북핵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일부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공식’ 정상회담을 ‘취소했다’는 표현도 사용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자회담 개최가 확정된 이후 이번 논란과 관련해 “애초 미국이 제의해 온 시간이 현지시간 1일 오후이지만 뉴질랜드 국빈방문을 앞두고 현지 도착 시간을 늦출 수 없어 우리는 30일을 선호했다. 다시 얘기하는 과정에서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결과적으로 여러 얘기가 흘러나왔다”며 미국의 한국 홀대론을 일축했다.

청와대는 앞서 풀-어사이드 회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5월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당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통역만 배석한 상태로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며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눴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체류 기간이 짧아 문 대통령이 출국하기 전에도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역시 현지시간 1일(한국시간 2일) 오후 다음 방문국인 뉴질랜드를 향해 출국해야 하고, G20 정상회의 공식 일정 외에도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정상회담도 1일 하루에 몰려 일정이 빡빡하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