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추천받은 지원자를 선발하려고 면접위원이 점수를 조작하도록 만든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이사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오규희 부장판사)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60)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이사장인 A 씨는 2017년 6월 지역사무소 기간제 근로자를 선발하면서 사전에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B 씨를 선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면접 결과 B 씨의 점수가 2등으로 나오자 A 씨는 인사 담당자에게 “다른 지역 지원자를 뽑으면 제대로 일할 수 있겠느냐, 제정신이냐”며 크게 화를 냈다.

인사 담당자는 면접위원인 센터 간부 C 씨에게 이 사실을 전달한 뒤 그로부터 “내 면접점수를 고쳐 B 씨를 합격시키겠다”는 말을 듣고 A 씨에게 보고했다. 이때 A 씨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A 씨는 또 다른 간부에게도 연락해 C 씨에게 점수 조작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C 씨는 다른 외부 면접위원으로부터 미리 서명만 받아둔 빈 면접점수 집계표에 고친 점수를 기재했고, A 씨는 B 씨를 최종 합격시켰다. 채용업무 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C 씨에게 직접 합격자를 변경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오 판사는 “B 씨가 선발돼야 한다는 취지로 부당하게 간섭과 질타를 거듭해 C 씨가 결국 면접점수를 고쳤고, 이는 C 씨의 공정한 채용 관련 업무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