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물금 가촌리 아파트 밀집지 인근 도로가 계곡물 유입으로 물바다로 변한 모습. 양산시 제공

경남 양산시 가촌6지구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이 설계 과정에서 사업비가 크게 줄고 착공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주민들 불안이 커지고 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착공 지연에 대해 사과하며 조속한 착공을 약속했다.

7일 양산시에 따르면 물금읍 가촌리 1040-2번지 일원 가촌6지구는 이 일대 수천 세대 아파트와 주택지가 비가 많이 오면 뒷산 계곡 물이 유입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침수 피해가 심각했다. 이는 아파트 단지가 오봉산 남쪽 사면에 접해 있어 침수 피해에 취약함에도 우수관로 용량이 부족하고 사방댐 등 저수시설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양산시는 지난 2022년 4월 가촌6지구 3만8000㎡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하고 총 사업비 187억 원을 들여 사면정비 및 계류보전 0.9km, 사방댐 6개소, 홍수조절수로 1.2km 등의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정부에 요청해 국비 50% 지원을 확보했다. 가촌6지구 붕괴위험등급은 가등급으로 지정됐다. 가등급은 재해발생시 인명피해 발생우려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4개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하지만 당초 올해까지 완료하기로 한 사업이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 절차와 재난관리기금 우선순위 등으로 수 차례 착공이 미뤄졌고 그 사이에 예산도 187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약 117억 원 삭감되기까지 했다. 올해는 다행히 큰 비가 없었으나 주민들은 내년에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오면 또 다시 불안에 떨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지난 4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방문한 도민상생토크에서 해당 지역 이장이 “주민들은 여름이 또 오는 것을 불안해하고 있는데 전혀 진행이 되지 않고 있고 언제 착공하는지 물어도 구체적인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조속한 추진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에 확인한 결과 현재 토지 보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 3월까지 보상이 완료되면 4월 착공해 주요 공사는 내년 말까지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일부 사방사업과 물넘이 방지막 시행 등 월류에 대한 보강조치도 이미 해둔 상태다.

사업비 축소는 실시설계 과정에서 현장 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실제 필요한 공사 구간을 재조정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타당성 검토 용역 당시에는 대상 구역 전체인 3만8000㎡를 기준으로 산정했지만, 전문 검토 과정에서 자연 훼손 최소화 원칙에 따라 실제 공사 면적을 약 1만㎡로 조정하면서 사업비도 줄게 됐다”면서 ”지형과 유량 분석을 바탕으로 공사 필요 지점만 시행하도록 정밀화한 것인 만큼 방재 효과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사업비는 대부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사업비 약 70억 원(국비 50%, 도비 25%, 시비 25%) 가운데 설계비 11억여 원은 이미 집행됐으며, 내년 사업비 약 53억 원이 확보된 상태다. 나머지 예산은 공사 시작 이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나동연 시장은 도민상생토크에서 ”착공이 지연돼 송구하게 생각하며 조속히 착공해서 주민들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