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을 동원해 부산 엘시티 워터파크에서 유치권을 행사 중인 업체 직원을 끌어낸 엘시티PFV 대표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A 씨와 계약한 용역업체가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워터파크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대치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12일 부산지법 형사3-3부(이소민 부장판사)는 특수방실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엘시티 PFV 대표 A(60대) 씨 사건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 명령을 선고했다. 특수폭행 등 혐의로 A 씨와 함께 기소된 용역업체 관계자들은 징역 6~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원심 형이 유지됐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23년 3월 22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워터파크(클럽디오아시스)와 관련해 유치권 분쟁을 벌이던 B 사 측 직원을 쫓아내려 용역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용역업체와 3억 원 수준의 계약을 맺고 이처럼 물리력을 동원했다. 당시를 전후로 B 사는 엘시티PFV가 워터파크 매매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시위를 벌여왔다.

A 씨가 고용한 용역업체는 당일 직원 13명을 동원해 B 사 직원 4명을 사무실에서 끌어냈다. 이 때문에 B 사 직원들은 20일 가량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했다.

1심에서 A 씨는 용역 계약 체결을 맺도록 했거나 물리력 동원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항소심에서는 이를 뒤집어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A 씨는 매매계약 이행을 위해 물리력 사용을 결정하고 탈법적인 용역계약을 맺었다. 범행에서 역할, 지위, 장악력 등을 고려할 때 소극적이라거나 미필적 고의가 아니었다”며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물리력을 동원해 해결하려 해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항소심에서 자백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1999년 이 회장의 특혜 개발 사건 중 하나인 ‘다대·만덕지구 사건’ 수사를 맡았던 부산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이다. 변호사가 된 뒤엔 엘시티 특혜 사건으로 구속 중이던 이 회장을 접견하며 옥중경영을 도운 ‘집사 변호사’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