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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누리는 문화혜택이 나라의 미래 결정짓는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국제신문 초청 특강

  • 국제신문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9-06-25 21: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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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BNK 부산은행 대강당에서 국제신문과 국제아카데미 공동주최로 열린 시민초청 특별강연회에서 100세 철학자 김형석 박사가 특강하고 있다. /박수현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한국은 지난 100년간 잘 헤쳐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0년은 어찌 될까요? 국민이 ‘문화의 혜택’을 많이 받는 나라로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에 달렸습니다!”

25일 오후 7시 부산 남구 문현동 BNK 부산은행 본점 대강당(458석)은 ‘성찰과 희망을 전하는 100세 철학자’ 김형석 박사의 ‘희망 강연’을 듣기 위해 수많은 시민이 몰려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김 박사는 이날 ‘과거 100년의 의미와 미래 100년의 비전’ 특강에서 “과거에 군사력, 정치체제, 경제력으로 따지던 국가 평가 기준이 문화의 혜택으로 바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미래 100년’을 준비하려면 관건은 “인문의 힘, 문화의 혜택, 독서하는 시민”이라고 그는 차분하고 단호하게 선언했다. 100세 철학자의 말투는 차분했으나 내용과 온도를 따지면 ‘조용한 포효’에 가까웠다. 김형석 박사는 이 자리에서 “문화의 힘이 높은 나라로 만들려면 필수로 충족해야 할 조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첫째로 강조한 요건은 ‘독서하는 국민’이다.

“지난 100년 역사를 살펴보고 나의 경험을 되새겨본다. 오늘날 문화의 힘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있는 나라들은 ‘지난 100년간 독서를 한 국민을 가진 나라’였다. 프랑스 영국 독일이 그랬다. 러시아가 그 뒤를 이을 줄 알았으나 국가가 사상을 통제하는 공산주의 정권이 서면서 그 대열에서 탈락했다. 그 자리는 미국이 차지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가 일찍 출발했으나 주춤했고 그사이 일본이 성장해 높은 수준의 문화를 이뤘다.”

김형석 박사는 “앞으로 유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유엔에서 한국과 같은 규모의 나라가 발언권이 강해질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이 누리는 문화의 혜택’이라는 기준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의 추세를 살펴보면, 한때 수 천 종류가 됐던 언어가 지금은 수 백 종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런 추세는 가속화될 것이다. 그런데 자기 문자가 없는 민족이나 공동체의 언어가 먼저 위기를 맞을 것이다. 한국은 한국어와 한글을 다 갖추고 있어 우위에 있다. 이런 것이 한국이 가진 긍정적인 인문적 바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문적 바탕을 다지지 못하는 나라는 교육이나 문화, 창의력뿐 아니라 경제적, 산업적 경쟁력도 잃게 될 것이다. 세계적 추세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며 “일제강점기 때 시작해 줄곧 공부하고 있는 나의 경험과 판단으로 볼 때 한국의 인문적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인문학이나 사상에 관한 정부 권력의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김형석 박사는 1시간으로 예정됐던 강의 시간을 20분이나 넘기면서 ‘100세 현역 인문학자가 본 한국의 희망’에 관해 열강해 청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920년 평안남도 대동 출생으로 우리 나이로 올해 100세인 김형석 박사는 최근 사랑과 행복의 자격과 조건, 성찰과 희망을 전하는 ‘사랑받는 인문학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백 년을 살아보니’ ‘행복 예습’ 등 그의 최근 저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시민 초청 특별강연회는 올해 복간 30주년을 맞은 국제신문이 국제아카데미와 함께 독자와 시민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마련했다. 국제신문은 김형석 박사의 ‘희망 강연’에 이어 오는 9월께에는 ‘도전’을 주제로 한 특강을 마련하는 등 독자와 시민을 ‘인문적으로’ 만나는 행사를 꾸준히 펼칠 계획이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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