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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탄소국경세 임박, 정부의 기후전략 적절한가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  |   입력 : 2023-08-14 19:41:3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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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6일, 기후 위기로 강력해진 역대급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포스코)이 1973년 가동 후 처음으로 물에 잠겼다. 올해 1월 20일 정상조업까지 매출 손실 2조400억 원 발생, 영업이익 1조3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 포스코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46.76% 감소했는데 포항제철 침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높이 2m의 거대한 물막이 방벽(차수벽)을 한 포스코는 기후 영향에서 안전해졌을까?

포스코가 차수벽을 쌓을 때 선진국은 기후 무역장벽을 쌓고 있다. 그것은 올해 10월 1일부터 시행될 유럽발 ‘탄소국경조정제’(CBAM·탄소국경세)다. 탄소국경세는 기후규제가 느슨한 나라에서 만든 제품을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할 때 유럽연합 탄소배출권거래제(ETS) 가격으로 탄소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유럽연합과 우리나라의 탄소거래 가격 차이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카본 크레딧’(Carbon Credits.com)에 따르면 지난 8월 10일 기준 유럽연합은 t당 93.18달러(약 12만 1000원)로 우리나라의 5.77달러(약 7500원)와 차이가 87.41달러다. 유럽연합과 우리나라 탄소거래 가격 차이가 55.4달러일 때 철강 수출은 20% 감소한다고 한다. 현재 87.41달러의 가격 차이라면 30% 이상의 수출이 증발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2022년 우리나라의 유럽연합 철강 수출액이 약 60억 달러라고 발표했는데, 국경세가 시행되면 약 18억 달러(약 2조3400억 원) 철강 수출이 감소한다. 이 규모는 포스코가 힌남노로 입은 매출 손실과 비슷하다. 탄소국경세로 매년 우리 철강산업은 힌남노 피해 규모를 감당해야 한다.

기후 영향에서 포스코와 철강업계는 안전하지 않다. 그런데 철강만 문제일까? 올해 10월 1일부터 탄소국경세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수소 6대 제품에 적용되고, 해당 품목의 온실가스 보고서를 유럽연합에 신고해야 한다. 이 보고에 따라 2026년 1월 1일부터 유럽연합은 국경세를 부과한다. 2026년에 플라스틱과 화학제품을 추가하고 2030년에는 자동차, 조립품 등 탄소를 배출하는 모든 제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한국 정부는 어떤 대책이 있을까?

지난 6월 20일부터 한국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산업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겠다고 했다. 정부의 총력전이란 무엇일까? 유럽연합에 세계무역기구 규범 준수 등을 요청하고, 산업계 요구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한다는 것이다. 산업계(주로 철강업계)의 요구란 까다로운 유럽식 국경세 보고서 대신 익숙한 한국식 보고서를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그동안 그랬듯 수용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렇게 수용 가능성이 없는 요구로 소중한 시간을 까먹고 있다.

2022년 ‘경기연구원’ 보고서는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자동차부품 금속가공 전기장비 플라스틱 등의 제조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 산업의 37%가 이런 제조업이다. 대책이 없으면 부울경 제조업 종사자 약 80만 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기후변화와 기후무역의 동시 위기에 처한 지금,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7월 하순 인도 첸나이에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2030년 재생에너지 3배 약속’이라는 주제로 주요 20개국(G20) 기후장관회담이 열렸다. 기후매체 ‘클라이미트 홈뉴스’(Climate Home News)는 한국 정부가 G20에서 이러한 약속을 희석시키고, 원전과 검증되지 않은 탄소포집기술에 집중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기후전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전략으로는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대응할 수 있는 탄소국경세를 막아낼 수 없다. 탄소국경세 대책을 위해서라도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보급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기업, 노동자, 지역 시민을 보호하려면 우리나라 정부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대담하고, 기민하고, 정의로운 기준으로 기후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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